강릉건금마을용물달기
소개
용물 달기 개념
용물 달기는 '용이 물을 달고 온다'는 뜻으로 정월 대보름날 새벽 강릉시 성산면 금산리 임경당에서 이웃에 있는 샘물을 떠 온다. 이날 마을사람들은 임경당에 모여 용을 끌고 이웃에 있는 샘터 3군데에 가서 샘물을 떠와 임경당 뒤꼍에 있는 용천수에 붓는다. 또, 정월 대보름날 민가에서는 자기 집에 있는 우물의 물줄기가 부족하면 물줄기가 풍부한 샘에 가서 물을 길러다가 우물에 갖다 붓는 습속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물줄기가 풍부해진다고 믿는다.
정월 대보름은 설, 단오, 한가위와 더불어 우리나라 4대 명절 가운데 하나로서 농경사회에서 봄맞이 잔치다. 정월대보름은 세시습속이 특히 많이 있는데, '한해의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는 내용들이다. 용물 달기도 그중의 하나로서 용을 통해 집안의 행운과 풍년을 기원하는 놀이다. 또 보름날 일꾼들을 위로하고 사기를 진작시켜 줌으로써 한해 농사일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돋아 주는 위로행사이기도 하다.
임경당의 용물 달기 내력
임경당의 용물 달기는 정월 대보름 새벽에 한다. 14일 저녁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용을 만들기 위해 명주성 남쪽 자락에 있는 임경당에 모여 새끼를 꼬다가 자정이 되면 짚을 잘 추슬러 용을 만들기 시작한다. 새벽이 되면 용을 끌고 항상골 샘터에 가서 용을 담구었다가 꺼내고 샘물을 길러 임경당에 있는 용천수에 붓고, 다시 솥골목에 있는 샘과 둔봉에 있는 물을 길어와 붓는다. 그렇게 하면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용천수에 물줄기는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임경당에서 용물 달기를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현 집주인인 김동석씨의 17대조인 정봉 김광헌이 현재 터에 와 살기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닌가 한다. "강원도 민속지"에 의하면 조선시대 이후 한번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용물 달기를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10여년 전 상수도가 들어오면서 지금은 용물 달기를 하지 않고 있다.
용의 의미
용은 12지의 하나이며 상서롭고, 신령스럽고, 영험스럽고 또한 '구원의 신'으로 여긴다. 12지에서 辰日 '용알 뜨기' 라는 습속이 있다. 정월 첫 진일 새벽용이 지상에 내려와 우물에 알을 낳고 가는데 이 용알이 담긴 물을 먼저 길러 가면 그해 운이 좋고 풍년이 든다고 한다. 물을 떠가며 그 표시로 지푸라기를 물 위에 띄워 놓으면 다른 사람이 물을 떠가지 않고 다른 우물로 간다. 또, 진일에 여자들은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용처럼 길어지고 아름다워 진다고 한다.
용은 물을 다스리는 수신 또는 우신으로 여긴다. 물은 생명의 젖줄인 동시에 생명수이며 정화하는데 필요한 정화수다. 강릉지역민은 기우제를 지낼 때 용의 형체를 만들어 제단에 올린다. 또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해난사고가 잦고 고기가 잘 잡히지 않을 때 바다를 지배하는 용왕에게 제를 지낸다. 이때 용의 형체를 만들어 놓고 용왕굿을 한다.
용은 사람과 친숙한 사이여서 전설이나 지명에도 많이 등장하는데 강릉지역의 지명에는 용소, 용지, 기용암, 용인동, 용연동, 용강동, 구룡소, 용수골, 청룡뿔, 금룡골 등이 있고 또 승천해 하늘로 올라간 용도 있고, 승천하지 못하고 이무기가 된 예도 있다.
용물 달기 놀이 구성
제1과장 : 새 쫓기와 용 만들기
농기를 앞세운 농악대, 용집이, 물바가지를 든 마을 사람들이 입장을 하며 대보름날 풍년을 기원하며 새 쫓기 노래를 한다. 그리고 용잡이들은 풍부한 물을 기원하며 용을 만든다. 줄 꼬기, 줄 엮기, 줄 말리기 그리고 용의 머리 등의 순으로 만든다. 만든 용은 용천수에 넣어둔다.
제2과장 : 용천제
정월 대보름날 새벽 용천수에 있던 용을 꺼내 맑고 풍부한 물이 용출하길 기원하는 용천 제를 올린다.
제3과장 : 용물 달기
제사를 지낸 마을 사람들은 용을 앞세우고 두 패로 가른다. 그리고 솥목골과 항상골에 있는 샘물을 떠다 집안의 용천수에 붓고, 다시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제일 큰 둔지샘터에 가서 물을 담아 나른다. 이 때에 "용아, 용아, 물 달아라"라고 선후소리를 하며 농악 장단을 친다.
이는 벽사의 의미와 물을 안고 오는 용의 출현을 알리는 것이다.
제4과장 : 답교싸움
용물 달기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한해의 액운을 쫓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다리 밟기를 하게 되는데 먼저 "술령수"와 다리 굿을 하며 이어 양마을 농악대의 상쇠의 쇠절금(쇠싸움)은 시작된다. 먼저 다리를 밟기 위해 용을 중심으로 횃불싸움으로 절정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