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상날 억지다리뺏기놀이
강릉의 초당마을과 송정마을에서 음력 2월 초엿새 좀상날 억지다리뺏기를 하던 민속놀이로 강릉에서는 음력 2월 초엿새를 좀상날 또는 좀생이날이라 한다. 좀생이는 묘성(昴星)을 말한다. 이날 초저녁(6~7시 사이)에 달이 떠오르면 달과 좀생이와의 거리를 보고 그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치는 것이다. 좀생이가 달에 가까이 따라가면 그해는 흉년이고 좀생이가 달에서 멀리 떨어져서 따라가면 그해의 농사는 풍년이라고 믿었다. 달은 밥을 이고 가는 여인 또는 좀생이는 밥을 얻어먹기 위해 따라가는 아이를 상징한다고 한다.
연원
이날 저녁에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서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함께 좀생이를 보면서 농사의 길흉을 점쳤다. 좀생이날의 의미는 농경사회의 달과 별의 관측으로 오랜 체험 속에서 얻어진 자연력이며 이는 곧 생산과 직결되는 세시풍속과의 관련성을 찾을 수 있다. 이는 직접적인 월점(月占), 점성(占星)으로 기풍과 점풍 행사인 것이다.
유래와 의의
특히 초당마을과 송정마을의 좀상날 억지다리뺏기는 유명하다. 강릉의 남대천을 중심으로 넓은 포남평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초당과 송정마을은 좀상날 저녁에 두 마을을 연결하는 억지다리[일명 '어거지다리', '삼형제다리'라고도 함]에서 좀상날 풍년 기원의식 놀이를 했던 것에서 유래한다. 다리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그야말로 어거지 다리이다. 즉 억지로 빼앗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러 놀이를 통하여 승부를 갈라 한 해의 풍흉을 점치는 놀이였다.
초당마을은 일찍이 신석기 시대 유물들이 많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마을의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다. 좀상날 억지다리뺏기놀이도 이러한 자연적, 지형적인 조건에서 생성할 수 있었던 풍년 기원 놀이라 하겠다.